Book, milk and SORA

白いミルクのような人になろ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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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신논현역 부근 화재

 지난 8월 난 회사를 그만두려 했다. 사람들 말대로 뒤 돌아보지 말고 그냥 떠났어야 했다. 난 이번달 회사에서 잘린다. 잘린다. 분명 잘리는 게 맞는데 잘리는 게 맞는지 계속 의구스럽다. 궤변에 한 번 당하고보니 두 번, 세 번 당할 것만 같아 자꾸 불안하다.

 이 회사에 다니면서 난 꿈에 그리던 맥북을 하나 샀다. 6개월짜리 적금이 만기를 앞두고 있고 그 돈으로 다음달 후쿠오카에 가 한 달정도 지내고 오려 한다.

 오랜만에 백수가 된다. 졸업 후 3개월 정도를 오전 10시 방바닥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보는 백수로 지냈었다. 낭만적인 백수생활이었다. 책도 많이 읽고 잠도 많이 자고 취업사이트를 둘러보며 다양한 회사에서 일을 하는 나를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수의 가장 큰 괴로움은 역시 돈이다. 백수는 밥버러지라는 오명이 따라다닌다. 백수생활이 오래되면 엄마의 눈초리와 말투가 달라질 것이다. 그런 엄마가 너무 미워 출판사에서 사무보조 일을 하게 된 후 난 바로 집을 나왔었다. 지금은 다시 사이가 정말 좋은 모녀가 되었지만 다시 그렇게 될까 무섭다. 무섭다. 

 후쿠오카의 하루하루는 나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취업준비를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프로젝트를 구상중이다. 어떠한 대비도 하지 않고 있기엔 돈과 시간을 헛되이 할 수 없는 나이이다. 두렵고도 기대되는 11월이 곧 온다. 11월의 나는, 12월의 나는, 2015년의 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오랜만에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일어났다. 8월 이후로 악몽이 잦았고 인생살이가 허무한 꿈들이 많았었다. 회사를 떠난다고 결정나니 마음이 가벼워진 모양이다. 오늘도 이만큼 털어냈으니 더 기분좋은 꿈을 기대해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